◆ “여대의 정체성은 지켜야 한다”…학생들, ‘공학 전환’ 반대 시위
동덕여자대학교가 학내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학생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11일과 12일, 본관 앞에서 열린 시위에서 학생들은 “여대의 의미는 여성들만의 배움과 연대의 공간에 있다”며 공학 전환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결성된 ‘총력대응위원회’는 "여대의 전환은 여성만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논의 공간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교내 전면 수업 거부, 본관 점거 시위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동덕여대 수업거부, 사진=Twitter |
이들은 흉상에 계란과 페인트를 던지고 “명예롭게 폐교하라”는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강한 시위 의지를 드러냈다.
동시에 본교 점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일부 남자 교직원들과의 갈등이 붉어지며 시위는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 배경이 된 정보 | 여대의 현황과 공학 전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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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국 4년제 여대는 이화여대, 숙명여대, 동덕여대 등 7곳으로, 전체
여대 수는 전문대를 포함해 1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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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상명대로 개편됐으며, 성심여대와
효성여대도 각각 가톨릭대와 대구가톨릭대와 통합되며 남녀공학 체제로
바뀌었다.
- 교육부는 학령 인구 감소로 대학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또한 그 대안으로 언급된다.
◆ 논란의 배경: 학령 인구 감소와 여대의 역할 변화
학교 측의 설명에 따르면, 남녀공학 전환은 ‘비전 2040’ 발전 계획 수립 과정에서 언급된 하나의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학령 인구 감소로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 입장에서는 공학 전환이 생존 전략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동덕여대 졸업장 반납 시위, 사진=Twitter |
일각에서는 여대가 남성 학생들을 수용하게 되면, 여성들만의 자유롭고 안전한 공간이 사라진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한 여성학자는 “여대는 여성이 목소리를 내고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여대의 공학 전환이 신중히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여대의 존재 의의와 사회적 논쟁
동덕여대 사태는 여대의 존재 의의와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령 인구 감소라는 현실적 문제 속에서도 여대가 지닌 사회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 소재의 한 교육정책 전문가는 “여대는 단순히 한 성별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성평등 교육의 장”이라며 “공학 전환이 아닌, 시대에 맞는 혁신적 생존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동덕여대 논란이 미칠 여대 사회의 파장
이번 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란은 여대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 단체와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사태는 여대가 앞으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긴다.
또한, 여대가 여성이 사회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안전하게 논의할 수 있는 ‘안식처’로서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도 제기된다.
향후 동덕여대와 다른 여대들이 학령 인구 감소 속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떠한 지원책을 마련할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될 전망이다.
여대의 공학 전환이 단순한 생존 전략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사회적 합의와 장기적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